화해계약

 

 

화해계약은 흔히 말하는 "합의"를 의미합니다. 국가기관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분쟁해결 방식으로 계약자유의 원칙상 내용과 방식에 제한이 없습니다. 예를들어, 주차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을 때 피해자가 괜찮다며 그냥 넘어가는 경우나, 흠집 제거 비용을 받는 경우 모두 화해계약에 해당됩니다. 또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층간소음을 일으켜 미안한 마음에 아래집에 보상하는 것 또한 화해계약으로 볼 수 있는데요. 아래집은 보상을 받음으로써 층간소음을 감내 하겠다는 합의가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참고로 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이루어 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구두(말) 또는 명시 묵시를 불문합니다.  

 

화해계약은 법원에서 관여하는 재판상 화해와 구분하기 위해 재판외 화해라고도 합니다. 이해가 쉽도록 아래에서 화해계약을 "합의"라고 하겠습니다. 합의는 본래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계약이므로, 계약 일반 법리가 적용됩니다. 만일 합의를 했는데 상대가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해제에 관한 규정을 따르면 됩니다.

 

합의를 말로 하든 서면으로 하든 일단 성립하게 되면, 내가 다툼이 있는 부분을 착오 했다 하여 취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합의가 있기 전에 내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흔히 합의하는 과정 중에 분위기에 휩쓸려 합의를 했다가 돌아서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금액이 크거나 중요한 합의일 경우 법률적 지식이 있는 행정사나 법률가의 조언을 들어 서면으로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만일 "다툼이 있는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합의를 취소 할 수도 있습니다.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서로 일정 부분의 양보가 있어야 하는데요. 상대방에게 합의할 자격이 없거나,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을 때는 취소가 가능합니다.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란 판례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

 

 

판례의 정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요. 다음 사례를 살펴 보겠습니다.

 

• 교통사고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과실로만 사고가 난 것으로  착각하고 치료비와 합의금을 실제 손해액 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고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는 합의를 한 경우

• 의사가 치료도중 환자가 사망해 의료과실로 알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서 유족은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 했으나, 부검결과 사인이 치료행위와 무관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

 

위 사례는 합의 내용이 "화해의 목적인 분쟁이외의 사항"으로써 합의를 취소할 수 있다고 본 판례 내용입니다. 만일 내가 합의한 내용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어 단순히 착각했다는 주장만 한다면 결과를 되돌리기 어려운데요. 하지만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부분을 검토하여 주장한다면, 합의를 취소하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낼 수도 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번복할 수 없도록 합의를 종결 짓거나, 이미 합의한 내용을 취소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을 때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권합니다.

  

추가로 두번째 사례에 나와 있듯이 일반적으로 합의할 때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라는 조항을 포함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조항을 포함한다고 해서 합의 후 민·형사상 권리를 절대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내용일 때에는 민법상 선량한 풍속위반이나 불공정한 행위로서 그 합의 자체가 무효가 되므로, 이러한 조항을 포함해 합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상대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는 거죠.

 

이처럼 어떠한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합리 하면, 취소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 권리를 찾는 일에 소극적으로 당하지 마시고, 항상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 방법을 찾기 바랍니다. 그 권리를 찾는 일에 함께 할 전문가들이 늘 곁에 있습니다.